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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방법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쿠키 눈물펑펑 후기(뮤지컬 영화)

류승용 염정아 주연의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라 말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일단 여러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영화 엔디크레딧의 '쿠키영상'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 지키시면 됩니다. 하지만 쿠키 영상이 없어도 자리에서 못 일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눈물 닦고, 훌쩍이는 코 풀고, 거칠게 내쉬던 숨 차분하게 고르느라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지금부터는 영화에 대한 스포가 강하게 있으니 영화 내용을 미리 알기 원치 않는 분들은 흐린눈으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후기
출처 인터넷에 올라온 인생은 아름다워 후기가 모든걸 말해준다

 

지금부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눈물펑펑 후기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연휴를 맞아 60대 부모님, 형제자매와 함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일단 주연이 류승용 염정아란 정보에 장르가 코믹 뮤지컬이라 생각하고 연휴에 가족들이 보기에 무난하겠다 생각했죠. 

 

저는 영화를 고르기 전 별점 후기를 찾아보는 편인데, '휴지를 챙겨가'란 말이 많아서 충실하게 휴지를 챙겨갔습니다. 그러고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 부모님, 형제자매에게 휴지를 나눠드리려 했으나 웬만한 거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며 거부하더라고요. 강한 자신감을 보인대로 평소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분들이었습니다. 저만 빼고요. 저는 요즘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또르르 흐른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노래 자막
인생은 아름다워 노래자막 있는 것으로 꼭 선택하세요

 

영화가 시작되고 왼편에는 청소년 남학생들이 오른편에는 저의 가족이 앉아서 관람하는데요. 영화 시작하자마자 염정아가 과거를 회상하며 냅다 노래를 시작하더니 뮤지컬이 시작됩니다. 주로 외국영화에서 이국적인 외모의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던 모습만 봐왔던지라 염정아가 노래를 부르며 춤추니 뭔가 낯설더라구요.

 

뮤지컬 영화
젊은 시절 염정아 류승용 데이트 현장

1990년대 종로의 데이트 성지라 불렸던 서울극장을 배경으로 옛날 옷 입고 노래부르며 춤추는데, 젊은 시절의 염정아 류승용이라 나오지만 얼굴은 그대로 지금 얼굴이어서 웃기기도 하고 엉성하기도 하고. 아마 이런 B 급스러운 코드를 노린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적잖이 당황한 첫 뮤지컬 신이 지나가고, 염정아는 폐암 선고를 받습니다... 이거!!! 치트키 아닙니까? 처음부터 시한부 인생이라니요.

 

뮤지컬 영화2
첫사랑이 염정아 아닌걸 알고 놀리는 류승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승용... 남녀 구분하지 않고 욕먹기 딱 좋은 우리내 아버지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켰습니다. 마누라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데도 빨래 안 말랐다고 아침부터 성질내고, 마누라 생일인데도 고3 수험생 있는 집에서 미역국 끓였다고 윽박지르고. 

가부장 마인드가 장착됐다고 보여주는 장면이 임신한 마누라가 회 먹고싶다고 하니까 류승용 지는 날름 먹고 와서는 염정아에게 "임신이 유세냐?" 말을 하지 않나, 애쓰는 군인들에게 염정아가 따듯한 눈길을 보내자 류승용은 "요즘 군대가 군대냐?" 이러질 않나. 그 순간만큼은 좌우 대동 단결해서 왼편에 앉은 청소년 남학생들이 오른편에 앉은 어머니가 동시에 욕을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후기1
남편이 첫사랑이었다 아닙니다

하지만! 염정아 내 평생 이렇게 살다 갈수만은 없다 생각하여 '첫사랑' 찾기에 나섭니다. 물론 남편인 류승용을 대동하여. 아니, 남편과 함께 아내 첫사랑 찾아주는 이야기라니요! 호기롭게 첫사랑 찾아 나선 염정아. 그러나 역시 순탄치 않습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남편 류승용 투덜거리면서 도와줄 건 다 도와줍니다. 얄미우면서도 애증 가는 캐릭터. 

 

결국 첫사랑의 집에 찾아가서 안부를 묻는데... 이런...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사고에 의한 절명. 집에 같이 살고 있던 여동생이 오빠가 좋아했던 소녀에 대해 말해주는데 여기서 반전이 나옵니다. 염정아가 첫 사랑이라 생각했던 오빠는 사실 염정아가 아닌, 염정아 친구 심달기를 좋아했었다는 것!  이 부분에서 염정아와 류승용의 희비교차 역전이 시작됩니다. 류승용은 꼬숩다는 듯 염정아를 미친 듯이 놀리는데 얄미우면서도 귀엽고 짜증 나고 한대 패주고 싶고 ㅋㅋㅋㅋ

옹성우 영화
젊은 염정아의 첫사랑 옹성우

그 와중에 엄마의 시한부 인생을 모르고 있었던 자녀들이 알게 되어 눈물 펑펑 쏟는 장면이 연출되고 그렇게 영화는 막바지를 향해서 달려갑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염정아가 평생 축하파티를 받아보지 못했단 말에, 심지어 돌잔치(?)도 못 받았다며, 남편 류승용이 염정아를 위해 가까운 지인들을 모두 초대해 파티를 열어줍니다. 

지인들 중에는 염정아가 첫사랑 때문에 오해로 절교했던 단짝 친구와 염정아가 회 먹고 싶다고 하자 새벽에 나와 홍어회를 주신 아주머니 등 염정아가 보고 싶어 하던 사람들이 왔습니다.

 

알고 보니 류승용이 염정아 몰래 작전을 짜고 있었던 것입니다. 염정아는 죽기 전 버킷리스트로 운전해보기, 배 타보기, 절교 친구 만나기, 사랑받기 등 10가지를 쭈욱 적다가 그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는데요. 류승용이 발견하고 마누라 첫사랑 찾기 도와주면서 버킷리스트 10가지를 모두 이루게 해 준 것입니다. 

사실 류승용은 염정아가 시한부 소리를 알고부터 누구보다 슬퍼하고 펑펑울고 했던 모습이 뒤늦게 나옵니다. 하지만 차마 앞에서 티 낼 수 없어서 오히려 퉁명스럽게 그랬던 것이죠. 이런 부분 때문에 류승용을 마냥 미워할 수 없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쿠키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버킷리스트 가장 첫번째였던 '사랑받기'를 완료하며 염정아는 행복하게 세상을 떠납니다. 이 장면에서는 좌우 대동단결 눈물을 펑펑 쏟게 됩니다. 뮤지컬 장면이 나오면 한숨 쉬던 왼편의 청소년 남학생들도 울음을 참는 한숨을 쉬며 눈물을 닦더라고요. 오른편에 앉아계셨던 눈물 없던 어머니도 부끄러우신지 몰래몰래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울음을 참는게 숨 막히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냥 맘 편히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미 처음부터 마스크가 젖어서 너무 축축했는데, 이제는 걍 휴지를 마스크에 대고 눈물이 줄줄 흐르게 내버려두었습니다. 휴지 참 잘 가져왔다 생각했고요. 

영화 끝나고 나도 사람들은 눈물 닦느라 쉽게 자리를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눈물 따윈 안 흘린다던 형제자매님... 마스크가 홀딱 젖어 결국 마스크 새거 사서 꼈구요, 퉁퉁 부은 눈 때문에 화장실에서 얼굴에 짠끼 세수하고 나왔습니다.

 

뮤지컬 영화이니까 중간중간 좀 자주 노래와 함께 춤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는 가족내에서도 호불호가 나뉘었습니다. 차라리 뮤지컬 빼고 염정아 류승용의 연기로 감정 이어갔으면 좋을 텐데 춤 노래 때문에 감정선이 끊겨서 짜증 났다는 파와 반대로 춤 노래 때문에 슬프기만 할 뻔한 영화가 귀엽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는 파로 나뉜 것이죠. 이것은 취향의 차이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래가 유명한 곡(이문세, 이적 등), 더구나 한글 자막으로 가사가 나와서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인생은 아름다워 마스크 후기
출처 인터넷에 올라온 인생은 아름다워 마스크 후기

감동받은 사람들은 인생은 아름다워 ost 들으며 아직도 여운에서 못 헤어 나오는 중. 국내 최초 뮤지컬 영화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많았겠지만 시도는 좋았던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람객 평가와 전문가 평가가 극명하게 나누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신파적인 요소가 짙게 깔린 영화라고 볼 수 있지만 찬바람 숭숭 부는 가을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오랜만에 펑펑 울고 싶은 분들은 무조건 보러 가시기 바랍니다.